대상이 끊어졌다고 하는 말은, 대상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대상과 아예 단절돼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대상과 끊어지려면 역설적이게도, 대상과 하나가 되거나 한몸이 되어야 합니다. 한몸이 되어야 끊어질 수 있는 것이지, 그것과 떨어져 있으면 결코 끊어질 수 없습니다. 나와 떨어져 있는 것이 곧 대상입니다. 반면, 나와 붙어있는 것은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고로 끊어지려면 붙어있어야 하고 붙어있으려면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과도, 내가 싫어하는 것과도 우린 붙어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차피 모든 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