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11월

신타나몽해 2023. 11. 5. 16:29

11월 / 김신타


달력이 두 장 남은
10월과 12월 사이에 낀
깊어진 가을의 풍경이다

찢어 먹어야 제맛 나는
김장 김치를 찢는
손가락처럼 젓가락처럼

남들이
눈여겨 보아주지 않아도
거인의 다리가 되어 서 있는

긴 바지에 막대풍선을 접는
아이에게 줄 선물을 든 광대처럼
단풍으로 분장한 채 먼 산 바라보다

계절은 다시 오고
저마다 빈 마음 사이로
11월의 바람이 저녁놀에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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