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순종

신타나 2023. 11. 4. 16:50

순종 / 김신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고요히 중심을 찾아 몸을 앉히면서도
마음으로는 흔들림을 받아들이는 것
받아들임이 곧 우리의 삶이겠지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기꺼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건
무소불위 당신의 힘에 의한 것이니
내 뜻대로 하면서도
당신의 힘에 따르는 것
순종이 곧 우리의 길이겠지

내 뜻대로 하면서도
당신의 드러냄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순종이겠지

한 마리 양이 길을 벗어남도
탕자가 집을 떠남도
내가 죄를 범함도
모두가 불순종 아닌
당신이 준 선물
자유의지에 의한 일어남이자

순종과 자유의지
내 앞에 난 갈림길이 아니라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일 뿐

정상
마침내 당신 품에 안길 수 있는
이정표
맞는 길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때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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