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적 일상 / 김신타
여름날 나는 선풍기를 튼 채
어싱 매트 위에다 발을 대고
충전하면서 휴대폰을 보다가
더러는 에어컨을 꿈꾸기도 한다
거리에 늘어진 전선은
사진 찍을 때마다 하늘에 까만 줄 긋고
집안에 들어온 전깃줄은
내 몸 주위를 감싸고 있다
전기 없는 세상을 사는
자연인의 삶도 있을 수 있으나
일상은 나도 모르게
전기적 세상이 되어 버렸다
밤중에도 가로등이 있고
아름다운 야경이 있으며
아궁이 불이 아니어도
따뜻한 겨울이 있다
난로에 주전자를 올려놓지 않아도
커피 포터에서 물이 끓어오르고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아도
전기밥솥에서 저녁이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