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신타나 2024. 10. 12. 14:14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 김신타


산수유꽃 하염없이 피던 봄날
지인 집에서 맛본 하이볼 한잔
모처럼 전화하고 약속까지 해
햇살 가득한 가을 아침
시내버스 타고 허위허위 갔으나

사정이 생겨
일정을 미룬다는 카톡만 있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되돌아와
떨어졌다는 말에 사 들고 간
토닉워터는 어차피 있기에
동네 마트에서 위스키를 샀다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하이볼 만드는 법은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해
지금 마시고 있는 중이다
혀끝의 감촉은 아니라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속삭인다
기분 좋은 게 더 좋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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