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깨달음을 세상에 전하는 데 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으리라
불경에 나오는 '살생하지 말라'는 말씀도, 바이블에 나오는 '살인하지 말라'는 말씀도, 모두가 다른 생명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방안에 기어다니는 벌레를 종이에 싸서 죽이는 것도 그 벌레 자체가 두려운 것이든, 벌레로부터 옮길지도 모르는 병균이 두려운 것이든 암튼 두려움에 의한 행동이다. 만일 우리에게 이러한 두려움이 없다면 벌레를 방 안에 돌아다니게 그대로 두던가 아니면, 죽이지 않고 방 밖으로 내보내던가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보듯이 다른 생명을 죽이는 행동은 두렵기 때문이며, 종교 경전마다 나오는 살생과 살인을 하지말라는 말씀도 결국은 "나 아닌 다른 생명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동물을 음식물로 섭쥐하든 식물을 음식물로 섭취하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음식이 된 모든 생명체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이란,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떠한 생명체에 대하여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며, 음식이 된 그 생명체가 곧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또한 나 자신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당할까봐 내가 먼저 그를 죽이고. 벌레로부터 병균이 옮는 것이 두려워 내가 먼저 그를 죽인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다른 생명을 죽이는 자는, 사람에 의해서는 물론이려니와 짐승과 벌레 등 동물과 독버섯 같은 식물에 의해서도, 자신이 죽을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나는 말한다. 모기나 파리, 바퀴벌레 등을 잡아 죽이더라도,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죽여야 한다. 또는 다른 사람을 죽이게 되더라도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죽여야 한다. 즉 전쟁터에서 적을 총으로 쏘아 죽이더라도, 증오감으로 행하지 말고 사랑으로 행하도록 하라.
그래야만 자신도 모기나 파리, 바퀴벌레 등등이 옮기는 질병에 걸려 죽게 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해코지를 당하지 않게 되고, 적이 쏘는 총탄에 맞아 죽지 않게 된다. 물 한 잔을 마시더라도 그 물에 들어 있거나 아니면 정수기나 수돗물 소독약을 통해 이미 죽은 많은 생명에 감사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즉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도 물 마실 때와 똑같다. 모든 생명체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로지 사랑하며, 그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수고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내어야 할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된 모든 동식물이 곧 나 자신임을 깨닫고, 그들을 나 자신으로 느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야 할 것이다. 전쟁터에서 적군을 죽이더라도 그들을 나와는 전혀 다른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증오하며 죽일 게 아니라, 그들을 나와 똑같은 사람이자 사랑스러운 존재로 생각하면서 죽여야 할 것이다. 물론 죽고 죽이는 전쟁이 없어야 하겠지만, 우리가 소망하는 바와는 달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상 또는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체로서 대상을 사랑하자 (0) | 2024.11.21 |
---|---|
사람은 내게 그럴 수 있어도 신은 내게 그러하지 않는다 (2) | 2024.11.15 |
영혼의 사랑과 두려움 (4) | 2024.11.12 |
기차 안에서의 단상 (0) | 2024.10.21 |
위빠사나 명상이란... (0) | 2024.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