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없다
"신은 없다"는 말은 "신은 죽었다"고 한 니체의 말과 시대적 배경이 다를 뿐 결국 같은 취지이다. 니체 당시인 19세기 유럽에서는 로마 교황이 이끄는 기독교 세력이 쇠퇴해 가던 시기였으며, 지금 21세기에 개신교를 포함한 기독교는 여러 종교 중의 하나일 뿐이다. 신이라는 단어 역시 이제는 기독교의 전유물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쓰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신이 없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니체가 말한 '신은 죽었다'라는 말은 살아 있는 신이 죽었다는 뜻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교황과 기독교 사제들이 마치 신을 대신하는 듯 교회법에 의한 폭력을 일삼던 기독교 권력이 죽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신이 없다'라는 말은 모든 빛이 하나로 합쳐지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밝은 빛이 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신이 없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신이란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적 존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오직 내면에서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이다.
그러기에 개인에 따라 마치 환영을 보듯 신의 형상을 보기도 하지만, 그게 신의 형상이 아니라 그 개인의 상상에 의한 환영일 뿐이다. 신이란 결코 물리적 형상으로 드러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김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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