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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

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 / 김신타일 년 만에 참석하는 동창회모처럼 다시 볼 반가운 얼굴들친구들한테 잘난 내가 되고 싶다남녀공학 고등학교 동창이기에특히 여학생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신과 나를 향해 외우던 주문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여전히신이기도 한 친구들 앞에서내가 나임에 감사하지 못하고나보다 잘난 내가 되고자 하는못난 나로 보이면 어쩌나 하는무명 無明 속에 갇힌 마음긴장하는 내 모습이 보인다'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를 외우자이내 환하게 웃는 모습 떠오르고잠시 무명에서 벗어난 기쁨 안고칠순이라는 나이테 뚜렷해지는동창들 만나러 길을 나선다바람 부는 어느 겨울날내가 나임에 감사하며

詩-깨달음 2025.02.23

행복의 안팎

행복의 안팎 / 김신타보이는 밖에서 일어난 일은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지만마음 언짢은 일이 있을 때면내 안의 세상은 멈추어 선다안 좋은 기분 되새기며좋지 않은 기억 되뇐다그러나 기억에 머물 게 아니라기억 밖의 세상을 보아야 한다반면 좋은 일에는 거꾸로밖에서 안으로 가야 한다이미 사라진 바깥을 볼 게 아니라내 안에 있는 기억을 꺼내야 한다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가고 있다 삶이 파도치는 이유가 이것이다기분 좋을 때는 밖을 보며 안달을 하고안 좋을 때는 안을 보며 되새기곤 한다기분 좋을 때는 안을 보아야 하고안 좋을 때는 밖을 보아야 함에도

詩-깨달음 2025.02.23

사랑

사랑 / 김신타밖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받아들이고 못 받아들이고는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모든 건 내 안의 일이기도 하다일은 밖에서 일어나지만기분은 내 안에서 일어난다좋은 기분의 나도 받아들이고안 좋은 기분의 나도 받아들이자내 기분을 받아줄 사람은내 안에 있는 나밖에 없다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술로 잊어버리려고 하지 말라그렇다고 참으라는 말이 아니다무조건 참다가는 병이 날 뿐이다답답함에 언성이 높아질 수도 있고때로는 벌컥 화를 낼 수도 있음이다그러나 그 모든 움직임에도가슴이 뛰거나 하진 않는다눈물이든 침이든오줌이든 똥이든내 안에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이더럽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내 안에 있는 좋은 기분도또는 안 좋은 기분도 모두가 좋은 것이다고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신작 詩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