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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불장증

선구불장증 / 신타 장미만 보면 인생이 장밋빛이 될 것처럼 느껴지기에 바쁜 영농철에도 틈만 나면 장미 앞에서 서성거리게 된다는 그는 귀촌한 농부다 해마다 오월이면 그는 이른바 선구불장증이 재발한다 선천성 구제 불능성 장미 증후군으로 완치가 어려운 병이라고 스스로 말하나 그건 병이 아니라 붉고 흰 정열이 겨우내 닫힌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는 오월의 치유사인 것이다 나도 선구불장증을 앓고 싶다 앓고 나면 더욱 환해지는 봄이면 찾아오는 치유의 열병을 2015년, 월간 「문학바탕」 발표

지천명(知天命)

지천명(知天命) / 김신타 잔돈 같은 삶에 짜증난 적 많지만 이제는 그게 내 삶인 걸, 하고 받아들인다 변색되지 않는 행복은 고액권 지폐에서보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나만의 삶에서 오며 우리가 도착해야 할 곳은 등대가 아니라 항구인 것처럼 타인은 목적이 아니라 방향일 뿐이며 나는, 나를 목적으로 해야 하므로 *2015년 2월호 월간 「문학바탕」 발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