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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제겐 신기했던 일 두 가지

제겐 신기했던 일 두 가지 아래 영상을 보고 나서 저는, 연년생인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영상에 나오는 아빠처럼 결코 행동하지 않았던 저 자신을 스스로 기억하면서 "그건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인지 외침인지 모를 속삭임이 그야말로 번개처럼 저도 모르는 사이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게 첫 번째 신기한 일입니다. ";그건 내가 아니다"라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나 자책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저 자신도 깜박 속을 정도로 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순간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여태껏 저는 이렇게 때때로 보기 싫은 저 자신을 부정하면서 살아왔는가 봅니다. 아마도요. 이런 속삭임을 처음으로 자각하다 보니 지금까지 제가 이렇게 살아왔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반복된 행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자기 ..

오도송 [悟道頌]

오도송 [悟道頌] 「이 몸이 곧 나는 아니지만 이 몸도 나의 일부입니다」 중국 당송시대 청원선사께서 설하신 '깨닫기 전에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었으나 깨닫고 나서 보니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었는데 다시 더 깨닫고 보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더라' 라는 말씀처럼 '처음에 나는 내 몸마음이 곧 나였으나 깨닫고 나서는 내 몸도 마음도 내가 아니었는데 다시 더 깨닫고 보니 내 몸과 마음 역시 나의 일부이더라 더없이 사랑스러운 내 부분이더라 내면의 어느 것, 부분 아닌 게 없기에 모든 것이 내가 사랑하는 자식이더라' 이천이십년 이월 십삼일 신타 유튜브 들으며 점심밥 먹다가

깨달음의 서 2020.02.13

상상 견성

너무나도 아이를 갖고 싶을 때 즉 임신을 하고 싶어도 오랜 기간 동안 임신이 안될 때 우리는 상상 임신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헛구역질이 나는 등 일견 본인 자신도 진짜 임신으로 착각할만한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하죠.. 이는 우리의 간절한 욕망이 착각을 불러온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상 임신이 소위 깨달음이나 구도의 과정에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상상 견성이라고나 할까요. 얼핏 보면 본인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주위에서 봐도 깨달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의 결정적인 특징은 자신도 모르게 세상 사람들을 깨달은 사람과 깨닫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하는데, 이는 자신은 깨달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세뇌시키고자 하는 무의식적 행동입니다. 깨달음이란 스승 등 ..

깨달음의 서 2020.01.25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이 무슨 특이한 체험인 것으로 알고 있는 분이 있더군요. 제 경우에는 지난 해 8월말 기차 안에서, 열흘 전쯤 다른 카페 회원으로부터 소개받은 몽지릴라 유투브를 폰에 이어폰 꼽고 듣다가, 저 자신의 뒷모습을 본 것과 같이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현상을 무슨 깨달음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더라구요. 그러나 이런 것이 결코 깨달음일 수는 없습니다. 깨달음이란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죠. 여기서 본다는 말의 의미는 무슨 상을 본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나'라는 게 무엇인지를 자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당시 기차 안에서 저는 아무 것도 자각하지 못했습니다만, 저 자신의 뒷모습이 보인 순간부터 문득 기분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이후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밤새 잠을 안자고 낮에 듣던 유투브를 계속 들을..

깨달음의 서 2020.01.25

지리산 산행기 ㅡ아름다운 환상의 세계 2

벽소령 대피소에서 새벽 3시경에 잠이 깨었다가 결국 6시 반쯤에 길을 나섰다. 아직은 산길이 어둡다. 바로 엊그제 서울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에 가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렸을 때 뭐 살 거 없나 하고 봤더니 헤드 랜턴이 눈에 띄어 자전거 타면서 앞에 헤드라이트 대신 쓰면 좋을 것 같아 하나 샀는데 그게 지금 산행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이것조차 신의 배려일까?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혼자만의 길은 7시쯤 되어서야 비로소 사방이 조금씩 밝아진다. 얼마쯤 더 가다보니 뒤에 젊은 남녀 바퀴벌레 한 쌍이 따라붙으며 묻기를 벽소령에서 왔느냔다. 그렇다고 하며 요즘 단식중이라 일찍 출발했다고 대답하며 그들에게 길을 비켜준다. 벌써부터 좀 지치기 시작한다. 세석대피소는 아직 멀었는데. . . 까마득한 급경사 계단길도 한..

지리산 산행기 ㅡ아름다운 환상의 세계

어제는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검찰개혁 시위에 참여하고 집에 내려오니 밤 11시가 되었다. 그런데도 이것저것 하다가 새벽 2시 넘어서 잤나? 그리고는 오늘 아침 6시쯤 잠에서 깨어 이것저것 하다가 7시 못되어 집을 나섰다. 시외터미날 정류장에서 뱀사골 가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뱀사골 입구에 8시 50분쯤에 도착하여 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거의 평길이고 뱀사골 계곡 따라 데크로드가 설처되어 있어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여름보다는 수량이 많이 줄었지만 뱀사골 계곡은 역시 멋지다. 이윽고 지리산 본령 중의 하나인 화개재를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화개재를 지나 어제 예약한 세석 대피소로 가야 하는데 밥도 안먹고 (다이어트를 위해 요즘 내멋대로 단식 중) 계속 걷는데도 연하천 대피소를 지나 가다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