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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청춘

돌아온 청춘 김석기 산길 오르다 여우비에 갑자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두 번 더 갈아타고 얼굴 마주했지만, 벗었던 배낭을 도로 메고 나와야 했으며 그녀 마음은 때아닌 눈발까지 날리는 삼월 중순 저녁 어스름이었습니다 되돌아오면 아플까 봐 미리 다독이며 갔는데 그녀 가게에서 나오자 몸은 오히려 개운했습니다 역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에 소주 한 병 마신 나는 마지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밤바람은 차가웠지만 역사에 세워둔 자전거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은 오히려 시원했습니다 가지 않았더라면 몸의 성화가 마음을 몹시 힘들게 했을 테니까요 마음이 아픈 게 아니라 몸이 아픈 게 청춘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십 대 청춘이든 돌아온 청춘이든

신작 詩 2020.03.16

무아란 무엇일까?

무아란 무엇일까? 무아란 무조건 내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제한된 나', '한정된 나'가 없다는 뜻입니다. 만약 무아를 말 그대로 받아들여 내가 없다, 라고 이해한다면 지금 여기서 말하고 있는 이것은 무엇인가요? 말이 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 그렇다면 이번엔 아무 말없이 달리기만 하고 있다면 달리고 있는 이것은 무엇인가요? 달리기가 달리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여기서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러면 달리기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 라고 표현하는 지금 이것은 무엇인가요? 또 표현이 표현하고 있다, 라고 대답할 건가요? 아니잖아요. 말하는 주체, 달리는 주체, 표현하는 주체, 이 모든 걸 뭉뚱그려 우리는 '나'라고 이름하는 것입니다. 다시 무아로 돌아갑니다. 무아란 범어 梵語 즉 산스크리트어로 안아트만 (아나트만 ..

깨달음의 서 202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