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詩, 수필)

건망증

신타나몽해 2009. 9. 5. 20:23

 

건망증

 

김석기

 

 

잠시 전 명함 주고받았던 기억

까맣게 잊고 다시 건네는 실례,

20대의 나이에도 공중전화기 앞에서

상대방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그만

신호는 가는 데 수화기를 내려놓았던 일

 

기억력이 좋아야 세상살이 편하거늘

사람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때때로 건망증마저 겹치는 내게 있어 사교란,

뙤약볕에 신작로 걸어가는 일

길가다가도 떠오르는 생각

지켜야 할 약속 일일이 기록하는 것이야

그럭저럭 내가 세상을 사는 법이지만

 

누구신지?......

눈치 보며 말끝 흐리는 기억력의 빈곤은

메모장으로 대신할 수도 없는 일이니

나도 참 세상살이 어렵겠다

이래저래

 

 

<민들레 문학회 2010년 제 1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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