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생태길*
김석기
천자봉에 걸린 석양 바라보며
굽이치는 산길을 걷던 그곳에
보랏빛 들국화 하나
가시처럼 아프다
새털구름 칠해진 하늘 올려다본다
오솔길 지나 숨어 있던
피라칸다 열매 붉은
12월의 오후에 열린 길마다
산 너머 걸린 햇살이 포근하다
눈부시지 않은
빛나는 어머니다
낙엽이 되어버린 떡갈나무 잎 사이
솔잎은 여전히 푸르고
바다를 향한 마음은 변함없는데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길에서
해는 지고 노을만 붉다
잔돌 함께 덮인 솔잎마저 정다운
땅거미 내리는 소사 생태길
엷은 고동색 그 품에
누워, 안기고 싶다
★ 소사 생태길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과 웅동동 사이에 있는 산길 (임도)
< 민들레 문학회 2010년 제 11집 >
<인도행 카페의 살색화이바님, 오션님, 너른바위님의 사진 중에서 시와 어울리는 몇 작품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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