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詩, 수필)

첫단추

신타나 2010. 8. 25. 12:37

 

첫단추

  

김석기 

  

 

먼 걸음 달려와

둘이 손잡고 강가를 거닐면

한참이나 눈을 마주하며 여인의

빈 하늘 같은 삶을

살포시 껴안는다

삶이 그러하나

잘못 끼운 것은 첫단추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단추이며

새로 끼울 수 있는 것 역시

지금

이 순간의 단추일 뿐

 

강물은 흘러가는데

여인의 옷을 적시는데

언제나 햇빛에 반짝일 수 있는

자유와 기회를 부여받은 저 강물처럼

무수한 갈림길마다

빛나는 선택이 있었음을

지나온 길은 늘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음을

나는 다만

뛰는 가슴으로 속삭여 본다

 

 

<민들레 문학회 2010년 제 1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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