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단추
김석기
먼 걸음 달려와
둘이 손잡고 강가를 거닐면
한참이나 눈을 마주하며 여인의
빈 하늘 같은 삶을
살포시 껴안는다
삶이 그러하나
잘못 끼운 것은 첫단추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단추이며
새로 끼울 수 있는 것 역시
지금
이 순간의 단추일 뿐
강물은 흘러가는데
여인의 옷을 적시는데
언제나 햇빛에 반짝일 수 있는
자유와 기회를 부여받은 저 강물처럼
무수한 갈림길마다
빛나는 선택이 있었음을
지나온 길은 늘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음을
나는 다만
뛰는 가슴으로 속삭여 본다
<민들레 문학회 2010년 제 1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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