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김석기
잠시 전 명함 주고받았던 기억
까맣게 잊고 다시 건네는 실례,
20대의 나이에도 공중전화기 앞에서
상대방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그만
신호는 가는 데 수화기를 내려놓았던 일
기억력이 좋아야 세상살이 편하거늘
사람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때때로 건망증마저 겹치는 내게 있어 사교란,
뙤약볕에 신작로 걸어가는 일
길가다가도 떠오르는 생각
지켜야 할 약속 일일이 기록하는 것이야
그럭저럭 내가 세상을 사는 법이지만
누구신지?......
눈치 보며 말끝 흐리는 기억력의 빈곤은
메모장으로 대신할 수도 없는 일이니
나도 참 세상살이 어렵겠다
이래저래
<민들레 문학회 2010년 제 1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