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바람, 유월의 첫날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20. 6. 2. 22:20

바람, 유월의 첫날

신타


전북 남원에서 전남 구례까지
요천과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가다가 멈춘 쉼터엔
벤치 위에 그늘과 바람이 있다

배낭에서 막걸리 한 병 꺼내어
부는 바람 안주 삼아 마시는데
더 없이 시원해서 생각해보니
오늘이 바로 유월의 첫날이다

만족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인터넷 카페에서 보고는 문득
지금 여기가 바로 만족이라는
느낌 떠올라 댓글로 쓴 적 있다

댓글을 쓰면서 아하! 그렇구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 또 깨달아
지금 여기 유월 첫날의 바람과
두 손 맞잡고 다시 길을 떠난다

섬진강 물길 따라 내려가는 길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합창
나그네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몸은 몸대로 나는 나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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