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노가다와 빠루

신타 2020. 10. 8. 09:01

노가다와 빠루


「노가다」의 일본 원어는 「도카타」이다. 그러니 노가다를 일본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일본 중시라고 할 수 있다. 포루투칼어인 「타바코」가 우리나라에서 담배가 된 것이나, 일본어인 「도카타」가 노가다로 변한 것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말의 어휘를 넓힐 필요가 있다. 외래어의 원천이 일본어라고 해서 이를 경원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그토록 숭배했던 중국 문자인 한문과 오늘날의 영어를 비롯한 모든 언어가 외래어 없이 순수한 모습으로 형성된 경우는 없다.

얼마 전 국회에서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사태에서, 불법으로 문을 열기 위한 수단으로 「빠루」를 사용한 일이 있다. 예의 「빠루」가 일본말이라 하여 이를 「노루발못뽑이」,「쇠지레 장대」등 생소한 단어를 써서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일본어의 어원을 찾아 들어가면 영어의 「bar」을 일본식 발음으로 「바루」라고 하는 것일 뿐이다. 이게 우리나라에선 「빠루」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를 일본말이라고 해서 외래어가 된 '빠루'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다른 단어를 쓰자는 주장은 한마디로 일본에 대한 패배의식이라는 게 나의 견해다.

글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말은 쓰기 편해야 한다. 누가 바삐 일하는 작업현장에서 빠루라는 2음절로 된 단어를 두고 5~6음절이나 되는 노루발못뽑이, 쇠지레 장대와 같은 생소한 단어를 사용하겠는가? 이는 애국심도 아니고 주체성도 아니다. 책상물림들의 탁상공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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