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담배를 피워 물다

신타나초 2020. 4. 16. 21:01

 
오늘은 내 마음속 흥분이 스스로도 느껴지는 날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발걸음이 저절로 마트로 향한다. 내 손으로 담배를 사는 일은 아마도 한 20여 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집에 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나서 이 글을 쓴다. 무슨 담배를 사야 할지 잘 몰라 금색으로 겉 포장이 된 '수 명작'이라는 글씨가 써진 것을 골랐다. 담배 맛이 괜찮다.
 
아까 식당에서 혼자 저녁 먹을 때,
머리로는 오늘 깨달은 내용 음미하며, 귀로는 이어폰으로 트로트 음악 들으면서, 입으로는 백년초 콩국수 먹다가 문득 든 생각 하나!
 
이대로 죽는다고 해도 아쉽거나 억울한 일 하나 없을, 죽음마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한 충만한 느낌!
 
담배라도 한 대 피워물어야 조금이라도 진정될 듯한 너무나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
 
이미자 선생이 부른 '여로' 가사

 
그 옛날 옥색댕기 바람에 나부낄 때
봄 나비 나래 위에 꿈을 실어 보았는데
날으는 낙엽 따라 어디론가 가버렸네
무심한 강물 위에 잔주름 여울지고
아쉬움에 돌아보는 여자의 길
 
언젠가 오랜 옛날 볼우물 예뻤을 때
뛰는 가슴 사랑으로 부푼 적도 있었는데
흐르는 세월 따라 어디론가 사라졌네
무심한 강바람에 흰머리 나부끼고
아쉬움에 돌아보는 여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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