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에 대하여
자기 내면에 있는 허상과 환영에 가려 우리는 물질 즉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이 세상이 허상이며 헛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는 상 또는 관념이 바로 허상이요 헛된 것임을 깨우쳐야 한다.
그러한 상이나 관념에 쌓여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을 보니, 세상이 허상이고 헛된 것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보이는 모든 것인 물질은 즉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비 온 다음 날 구월의 풀색을 보라. 작고 낮은 것들 위를 스치는 바람과 흔들거리는 풀잎을 보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관념과 상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볼 때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던가? 건물 밖 자연도, 건물 안 물건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던가?
흔한 비유처럼 스스로 덧씌워진 관념의 색안경을 쓰고는, 세상이란 허상이고 헛된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의식 속에 있는 관념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즉 색안경을 벗어버리기만 한다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세상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우리 저마다의 몸을 비롯하여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 즉 자연 중에서 기적 아닌 게 어디 있단 말인가? 내 몸을 비롯하여 보이는 풀 한 포기, 의자와 모자 등등 하나하나가 지금 여기 이렇게 기적과도 같이 존재한다.
그러니 눈을 들어 사물을 바라볼 때 관념 즉 생각을 앞세우지 말자. 그냥 바라보자.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그냥 바라보자. 자신을 믿자. 자신에 대하여 믿음을 갖자. 내게 문득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이 곧 직관이며 영감임을 깨닫자.
내가 의식적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런 의지나 의도가 없을 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바로 직관이며 영감인 것이다. 이러한 때가 바로 신과 우리가 합일되는 순간이며, 신으로부터 받은 기적 같은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사실 기적일 것도 없는 자연적인 일이지만 말이다. / 김신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