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광한루원 추경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20. 11. 11. 12:35

광한루원 추경

신타


차가운 누각을 품고 있는
들처럼 넓은 정원이기에
춘향전은 단오날이지만
가을이 제 철인 듯도 하다

정원 내 세월 켜켜이 쌓인
버드나무도 그렇거니와
담을 이루고 있는 고목들
가을을 두른 채 단풍 지다

황희 정승이 처음 세운 뒤
육백 년 긴 세월의 빛 담긴
춘향의 애절한 사연 담은
광한루원에 가을이 깊다

말없이 꼬리만 흔들흔들
헤치며 지나가는 연못 속
한 마리 대물 비단잉어는

임진왜란과 육이오까지
누원과 함께 헤쳐 나온 듯
여유로우면서 장중하다

국악의 선율 흘러나오는
햇볕 따사로운 광한루원
가을날 풍경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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