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허무한 죽음

신타나 2020. 12. 26. 06:26



허무한 죽음

신타


허무하게 죽기는 싫어
내가 허무하게 죽을 순 없어
허무한 죽음은 받아들일 수 없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예전의 나는 나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해 늘 조용하게 외쳐댔다

정말이지 한순간도 나는
허무한 죽음을 죽게 되는 나를
상상할 수 없었고 상상하기도 싫었다

꼭 그래야만 한다면 그래도
무언가 의미 있는 죽음이고 싶었고
남들이 알아줄 만한 죽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일부러 죽음을 선택하지는 않지만
죽음에 대한 한계도 두고 싶지 않다
내 죽음에도 자유를 주고 싶다

죽음의 모습을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죽음이 직접 정하도록 양보하련다
허무하든 허무하지 않든 말이다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 가련다
의미 있는 죽음이 아니라
뜻 있는 삶의 길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의 길 가운데
죽음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지
나타나지 않든지 무슨 상관이랴

또한 언제 나타날지도
그의 자유의지일 뿐
내 알 바 아니다

스스로 삶에 의미 부여하며
다만 나는 내 삶의 길 갈 것이고
죽음도 제 갈 길, 알아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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