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이율배반

신타나 2020. 12. 29. 18:19

이율배반

신타


우리가 진정 원하지 않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고로 전화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은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오길 바라는 마음이
서로 싸우고 있는 순간이다

지킬과 하이드가 서로
앞에 나서려고 다투는 것이다
순종과 거부가 저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랑과 자존심이 제각기
자기 말이 맞다고 고집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의지하고 싶으면서도
상대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기대과 치욕의 물결되어 출렁인다
울고 싶지만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는
어린 아이의 굳은 마음일 뿐이다

마음이란 생각하는 욕구이니
전화 오길 기다리면서도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바람과 기대가 뒤섞인
또는 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스스로 속는 이율배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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