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타
울고 싶은 날이 아니라 오늘은
마냥 웃고만 싶은 날이네요
친구 만나러 올라갔다가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져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도 힘들었지만
나도 힘들었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감정에서
한참 동안을 벗어나지 못했고
나는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때로는 누군가에게
괘씸하거나 분한 생각이
며칠 지나야 없어지지만
예전처럼 수십 년씩 또는
죽을 때까지 남아있진 않지요
이게 나의 기쁨입니다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라
파문이 일었다가도 쉽게 가라앉는
호수가 바로 내 안에 있기에
나는 더없이 기쁩니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
여행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서로가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잔잔한 호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