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거들랑 차라리
신타
이다음에 나 죽거든
엄마 아부지 하며
울지 말 일이다
차라리 생전에
가끔은 찾아와서
얼굴 마주할 일이다
부음을 접하고 난 뒤
아쉬움 남거든 차라리
먼 산 보고 웃을 일이다
회한이 북받친다고 해도
이제 와서 무슨, 차라리
허탈하게 웃을 일이다
병문안 와서 외려
제 설움에 흘리는 눈물
환자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이듯
망자인 내 앞에서
회한의 눈물짓는 모습
내 가슴 짓이기는 짓이다
나 죽거들랑 차라리
그대 가슴으로 읽었던
시 한 편 들려줄 일이다
이다음에 우리
또 만날 날 있으리니
웃음 띤 얼굴 보일 일이다
나를 위해서라도
울음과 눈물 애써 참고
기쁜 얼굴로 인사할 일이다
언젠가 우리
더없이 환한 빛으로
다시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