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신타
기다리지 못하던 내가
기다림의 미학을 알게 되었다
예전엔 3~4년 후에 탈 적금
지금 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미래를 믿지 못하면서도
나는 미래를 기다리곤 했다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수없이 기다렸다
로또복권이 생겼을 때
나는 속으로 환호했다
더도 말고 딱 일주일만
기다리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주일이 모여
2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치고 있다
기다리자 기다리면 된다
무엇 하나 기다림 아닌 게 없다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 일어나기를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