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백구의 살신성인
홍 준 경
전북 임실에 가면 오수獒樹라는 읍내가 있지
한 생원이 개 동무하고 인근 잔칫집 다녀오는 길, 낮술 취해 꽃잠 든 사이 쥔 양반 둔덕 곁에 봄 불이 몽개몽개 사르르 번져 주인이 타 죽게 된 거야, 동행했던 백구가 도랑물 몸에 적셔 쥔 양반 목숨 구하다 힘이 다해 그만 죽고 말았다지, 그 양반 잠깨 일어나 그 사실 알고 충견얘기 전하려 지팡이 비목 세워 장례를 치러 줬대, 그리하여 ‘개 오자에 나무 수야’ 비목에 움이 튼 게지
요즘은 개만도 못한 놈들 판치는 요지경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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