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매미 소리 / 김신타
가로수 끝에 매달린 추억
간직하고 싶어 펄쩍 뛰어오르는
미니스커트 차림의 아가씨
연인과 함께 토요일 오후를 걷는다
도시의 텅 빈 주말 홀로 걷는
나는 문득 너를 떠올리고
휴대폰이 나도 몰래
너를 일깨운다
구월 초순의 한낮
매미 소리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멋울림* 음악은 사랑을 부르고
서로는 늦은 오후를 약속한다
가로수 잎마저 햇빛에 반짝이는
설레임은 이미 지난 봄날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해도
우리에겐 연륜이 담겨 있다
미니스커트 속 젊음은 아닐지라도
이슬에 젖어 촉촉해진 청춘이 있다
하늘은 다시 노을빛으로 타오르고
너와 나 가을밤의 온기를 껴안는다
* 멋울림 - '컬러링'의 한글 순화용어
[춘향문학 제 4집(2021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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