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 김신타
하늘이 울리는 듯한 천둥소리에
잠결임에도 문득 귀가 열리어
내가 잘못한 일은 없는지
다시금 되새겨본다
죽음이 아닌 목숨을 구걸하는
애처로운 인간의 단상單像*이다
신의 사랑을 무조건적이 아닌
조건적인 것으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군상群像이다
군상 중 어느 하나의 모습
천둥소리 그치고 나면
불안도 두려움도 모두 잊어버리는
꿈결에도 가슴 졸이며
몸의 수명을 스스로 주관하고자 하는
어리석고 애처로운 한 인간이다
60을 넘긴 나이임에도
여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목숨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내가 바라는 바 있으면서도
기꺼이 내려놓는 삶이고 싶다
불만스러운 속내일 때 있으나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이고 싶다
이것이면서 또한 저것이기도 한 나,
이율배반적인 나를 깨닫는 삶이고 싶다
* 단상單像 ㅡ 군상群像과 대조적인 의미를 갖는 신조어를 만들다.
구례문학 제 30호(2021년) 발표 / 구례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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