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이 빠진 동그라미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21. 11. 20. 23:18

이 빠진 동그라미 / 신타


빛은 어둠조차 끌어안습니다
그러하기에 한낮에도 그림자가 있고
등잔 밑이 어둡습니다

완벽이란 아무런 흠이 없는
동그란 원이라고 생각했던

애써 찾던 조각을 만났을 때
입이 닫혀 말을 못 하게 되자
살그머니 내려놓고는
다시금 길 떠납니다

완벽만의 완벽이란
입이 닫힌 동그라미일 뿐
완벽하지 못함이 빠졌다면
그건 완벽이 아니지 않은가요

우리는 완벽을 꿈꾸면서도
이 빠진 동그라미가 곧
완벽임을 깨닫지는 못합니다

완벽하지 못함과
완벽이 하나로 어우러진
오늘의 삶이 바로 완벽이며
지금이라는 마루금에서
또 다른 마루금으로 향하는 여정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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