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무비공 無鼻孔

신타나 2022. 1. 5. 16:46

무비공 無鼻孔 / 신타


동학사 강백이었던 경허선사가
콧구멍 없는 소 얘기를 듣고 나서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중노릇 잘못하면 요다음 생에
소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 해도 다시 태어나면서
콧구멍 없는 소로 태어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는

무비공 무비공 외치며 방에서 뛰쳐나와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땅바닥을 뒹굴었다고 한다
깨달음의 기쁨에 겨웠던 것이다

콧구멍 없으면 코 뚫린 소처럼
끌려다닐 일이 없을 터이니
이게 바로 공 空이자 무아 無我
저마다 자신이란
아무것도 없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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