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道란 무엇일까?
분별에서 벗어나는 것 또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게 '도'가 아니라, 감각에서 벗어나는 게 바로 도입니다. 우리가 오감 즉 감각에서 벗어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감각에서 벗어난다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감각에서 벗어나는 단적인 예가 바로, 멀쩡히 서 있는 지구가 돈다는 지동설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처음으로 지동설을 주장한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기독교라는 종교에 의한 재판과 심지어 이탈리아의 '조르다노 부르노'라는 카톨릭 수사이자 철학자는 발가벗겨져 화형까지 당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감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감 중에서 대표적인 감각은 다름 아닌 시각일 텐데요, 시각적 오류는 앞에서 예를 든 지동설에서처럼, 지구가 도는 게 아니라 태양이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또한 같은 넓이인데도 멀리 있는 길은 가까이 있는 길보다 좁아 보입니다. 이게 바로 시각적 오류입니다.
다음으로 청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물체나 어떤 장소에서 소리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태양이 도는 것처럼 보이는 시각적 오류와 같은 청각적 오류입니다. 소리는 우리의 몸 즉 귀에 있는 고막을 지나야 비로소 소리로 바뀌게 됩니다. 귀에 있는 고막 밖에서는, 소리가 아니라 공기의 진동만이 있을 뿐입니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도시의 소음'이라는 건 전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돌아다니고 생활하는 도시에는 정적만이 가득합니다. 자동차의 경적소리를 비롯한 모든 소리는, 밖이 아니라 내 귀에 있는 고막 안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밖에 있는 건 소리가 아니라 공기의 진동일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습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의 감각이라는 게 오류투성이입니다. 그래서 감각으로부터 시작되는 생각과 분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오감에서 비롯된 판단과 분별이 그대로 사실 또는 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도 또는 진리를 찾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라는 게 과연 무엇일까요? 도 또는 진리에 이르는 길은, 앞서 설명한 대로 오감 즉 감각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감각에서 벗어나는 게 바로 진리를 향해 가는 길 즉 도입니다. 생각이나 분별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아니라, 감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감각이 바로 생각이나 분별의 시작점이니까요.
감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 중에 하나가 바로 명상입니다. 유일한 길이 아닌 여러 가지 길 중에 하나이긴 하겠습니다만 아무튼. 명상하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좌선을 비롯한 행선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명상이란 다름 아닌, 외부의 자극인 오감을 멀리하고 내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면에 집중할 때 또는 집중하고 난 뒤에, 우리에게는 영감이라고 느껴지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내면에 집중하고 난 뒤에 떠오르는 영감 또는 생각, 이게 바로 진리이자 도입니다. 명상에서부터 시작되는 내면으로의 집중, 그리고 아무런 생각 없을 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 즉 영감! 이게 바로 진리로 가는 길 즉 도입니다. 도는 분별이나 생각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 오감이라는 감각에서 벗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감각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은, 감각이 오류투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비록 일상생활에서는 감각에 의지할 수밖에 없지만, 감각이 절대적인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는 생활 자세입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외부 세계에 빠져 지내는 시간 중 일부를, 외부가 아닌 내면에 빠져 지내는 것입니다.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내면에 집중하는 명상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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