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것이지 세상이 없는 게 아니다
이 세상이 가짜인 게 아니라, 이 세상에 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가짜입니다. 즉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현실의 세상이 아닌 보이지 않는 내면에 내가 존재할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객체인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라, 주체인 내가 (눈에 보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주체인 내가 아니라 객체인)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가짜라고 잘못 알아 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감을 통하여 보고 듣고 느끼는 존재는 무엇일까요? 그게 바로 보이지 않는 내면에 존재하는 '나'입니다. '내면에 존재하는 나'를 우리는 특별히 '참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무튼 '나'라고 부르든 '참나'라고 부르든 '내면에 존재하는 나'가 바로, 석가모니의 유언인 대반열반경에 나오는 "자신을 등불로 삼아 자신에게 귀의하고 타인에게 귀의하지 말라"는 구절에서의 '자신' 즉 '나'에 해당합니다. 석가모니도 무아 無我를 얘기했지, 무세상 無世上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없는 것이지 세상이 없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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