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1회용 몸과 영혼의 관계

신타나 2024. 10. 14. 23:38

1회용 몸과 영혼의 관계


'나'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우리 눈에 뻔히 보이는 몸과는 어떤 관계일까? 다른 사람의 눈에는 물론이고 나 자신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영혼, 그 영혼의 도구가 바로 우리 저마다와 함께하는 몸이다. 천상과 지상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지만 유형으로 드러날 수는 없는 무형의 영혼을 대신하여, 단지 지상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유형의 몸을 신과 함께 우리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몸은 1회용이다. 모든 식물과 동물이 다 그렇지만, 우리 몸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없는 1회용일 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1회용인 몸을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전히 몸의 죽음이 두렵고 따라서 이를 거부하게 된다. 그러나 몸이 죽어 없어진다고 해서 나도 따라 죽거나 없어지는 게 아니다. '나'라는 무형의 존재는 지상에서 뿐만이 아니라, 천상에서도 지상에서와 별 다름없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천상에서는 오히려 지상에서와 같은 고통이나 고난 없이 살아간다는 게, 지금까지 내가 들어본 대부분 임사 체험자들의 증언이다.

그러므로 더는 몸의 죽음에 대하여 슬퍼하거나 두려움을 갖지 말자. 무형의 나 자신과 함께 백 년 안팎의 긴 세월을 동고동락하는 사랑스러운 대상이지만, 1회용 물건에 불과한 몸에 대하여 너무 집착하지 말자. 하긴 우리가 몸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몸을 사랑해서라기보다는 몸과 나를 동일시한 때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혼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부연해 본다. 영혼이란 우리 자신인 '무형의 나'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겉으로 보이는 움직이는 생물체를 몸이나 육체라고 이름 붙이듯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있는 듯한 무형의 존재를 영혼이라고 이름 붙인 것일 뿐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우리 각자의 몸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각자의 영혼도 확실하게 있다. 이러한 사실은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나면 저절로 알게 된다. 그러니 지금 영혼이 있고 없고를 따질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깊이 숙고해서 깨닫는 게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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