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절대. 근원. 순수. 본래)란?
전체 (절대. 근원. 순수. 본래)란 분리된 나를 벗어난 상태를 뜻한다. 그런데 '분리된 작은 나'가 아닌 '큰 나'라거나 또는 전체이거나 절대 등을 머릿속으로 상정한다면, 그것 역시 전체가 아닌 또 다른 대상이자 부분일 뿐이다. 아무리 큰 우주 전체를 상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전체이거나 절대, 근원, 순수, 본래가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전체란 커다란 무엇이 아니라, '작은 나'에서 벗어난 상태를 뜻한다.
우리가 생각으로 아무리 큰 것을 떠올릴지라도 그것은 한계와 제한을 갖게 된다. 그래서 전체라는 건 '큰 나'가 아니라, 단지 '작은 나'에서 벗어난 상태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몸과 함께하는 '작은 나' 또는 '개체로서의 나'란,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거나 환상일 뿐이다. 내면에는 '작은 나'에서 벗어난 '전체로서의 나'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작은 나' 또는 '개체로서의 나'가 존재하지 않음을 일찍이 석가모니는 무아 無我라고 표현했으며, 전체로서의 나를 부처(붓다)라고 지칭했다. 그래서 깨닫지 못한 보통 사람들에게 '중생이 곧 부처'라고 설파했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몸과 함께하는 작은 나'란 하나의 허상일 뿐이며, '전체로서의 나' 즉 부처가 곧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기독교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가 저마다 '전체로서의 나' 즉 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깨달음이 바로 우리를 구원과 평강에 이르게 할 것이다.
전체성 또는 전체 의식이란 개체성 또는 개체 의식을 벗어난 상태인데, 전체성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초자아성(超自我性)이 된다. 전체성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아성을 벗어나면 즉 초월하면 그게 바로 전체성이요 초자아성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되도록 '전체로서의 나'보다는 '초자아적인 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이 표현이 자아 또는 개체를 의미하는 '작은 나'에서 벗어나는 게, 곧 전체라는 사실을 보다 더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전체와 마찬가지로 무한도, 무한이라는 어떤 상태가 있는 게 아니라 유한에서 벗어난 상태가 바로 무한이다. 우리 자신에 의해 스스로 제한된 상태인
유한에서 벗어난 상태가 곧 무한일 뿐이다. 무한이란 바로 지금 여기이며 지금 여기에서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태이지, 우주 끝까지 멀리 뻗어 나간 상태가 아니다. 우주 끝까지 뻗어 나간 상태는 또 다른 유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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