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우주 만물에 포함된다
우리 저마다의 몸은 우주 만물에 포함되는, 눈에 보이는 수많은 물질 존재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앞에 보이는 물잔과 내 몸이 다르지 않다. 다만 파도와 같은 삶을 헤쳐가면서, 늘 나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애착이 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많은 애정을 쏟았던 반려견도 떠나보내야 하는 때가 오는 것처럼, 더 많은 애정을 쏟아부었지만 우리 몸도 땅에 묻거나 불에 태워야 하는 때가 오는 것이다. 그러한 때 나는 이미 몸에서 벗어나 영혼이 되었기에,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내 몸을 없애게 된다. 격식과 예의를 갖춘다는 점이 다를 뿐, 반려견 사체를 없애는 것과 다를 바 하나 없다.
이처럼 나와 내 몸은 서로 다른 운명을 가진, 즉 갈 길이 서로 다른 백 년 내외의 운명공동체일 뿐이다. '나'는 영원한 영적 존재인데 반하여, 몸은 재활용도 안 되는 1회용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1회용 소모품에 지나친 애정을 쏟지 말자. 그리고 나와 내 몸이 일심동체가 아님을, 서로 갈 길이 다른 일시적인 운명공동체일 뿐임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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