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 / 김신타
지금은 초등학교지만 당시엔
국민학교 삼 학년 어느 운동회 날
왁자한 틈에서 나는 갑자기
내가 죽는다는 생각이 떠올랐고
올려다보는 하늘에선 눈물이 났다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
이제는 고희 古稀를 앞둔 나이
내 몸이 내가 아님을 알기에
사는 내내 옆에 있었을 죽음이
더는 저승사자가 아니다
늘 마주하게 되는 이웃처럼
시합을 끝낸 선수의 라커룸처럼
편안한 휴식일 수도 있음이다
노래를 잘하진 못해도
누구나 듣는 귀가 있는 것처럼
시를 잘 쓰진 못해도
보는 눈을 가진 독자가 있는 것처럼
잘 살고 못 살고가 아니라
삶에서 늘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나를 보는 눈이 문득, 문득 커져야 한다
나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