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에 담긴 껍데기 / 김신타
몸과 나를 분리해서 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득도라면 득도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그저 평범한 일상
외부로도 서로의 모습이 다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는
정말이지 천차만별일 듯
몸이라는 외부 현실에
내면에 있는 내가 담기는 게 아니라
알맹이인 내면의 나에 껍데기인 몸이 담기는 것
그래서 우리는 저마다
보이는 외부 현실과 함께
내면세계를 살아가는 것일 뿐
오히려 거꾸로
내면세계가 들러리인
외부 현실을 살아가는 게 아니다
씨앗이 싹이 터
껍데기가 여무는 것이지
껍데기에서 싹이 트는 게 아니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