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려동물이라고?
보이는 모든 대상은, 보이지 않는 주체인 나를 위하여 존재한다. 즉 대상이란 주체의 쓸모를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일 뿐이다. 지금 당장 당신 앞에 놓인 것 중에서, 당신에게 쓸모없는 것이 있을 수 있는지 한번 둘러보라. 쓸모가 없다면 이미 버렸거나 치웠을 것이다.
심지어 나와 늘 함께하는 몸이라는 것도 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주체의 쓸모를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자동차가 자동차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몸을 깨끗하게 씻고 멋진 옷을 입는 것도, 다 나를 위해서이지 몸 자체를 위해서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 몸이란 강아지나 고양이와 비슷한, 늘 함께하는 가장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인 것이다.
한마디로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주체인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주체인 나라는 무형의 존재 또한, 전체이자 절대인 신을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내가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이라면, 내가 가진 의식 역시 신의 의식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 몸을 비롯한 모든 동식물과 광물 등등이, 나이기도 한 신의 쓸모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굳게 믿어 온 우리의 착각처럼, 몸을 위해서 내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몸이 필요하고 나를 위해서 몸이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보이는 대상인 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주체인 나 즉 신을 위해서 말이다.
나라는 게 보이지 않는 주체라는 걸 확연히 깨닫는다면, 신과 내가 같다는 말에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는 이 몸이 곧 나라는 착각에서 벗어난다면 말이다. 신도 보이지 않고 나라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 신도 나도 대상이 아닌 주체이기 때문이며, 주체라는 건 대상처럼 인식될 수 없고 다만 의식될 수 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나와 신이 같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라는 것은 없고 오직 신만이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를 불교적으로 표현한다면, 중생이 곧 붓다이고 나라는 게 없으므로 무아이며, 붓다만이 존재하기에 불국토인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몸이 곧 나라는 착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신의 왕국 또는 불국토에서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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