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과 등속도 / 김신타
동의어일 수도 있다
옆에 다른 게 없다면 말이다
태양 주위를 시속 10만 7천km의
등속도로 움직이는 지구가
더욱이 적도에서는 시속 1,670km의
자전 속도가 더해지는데도
이렇게 고요할 수가 있다니...
화형당한 조르다노 부르노가
그리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하지 않았다면
지구는 가만히 서 있고 여전히
태양은 아침저녁으로 뜨고 진다
그러니 속도라는 건
비교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문양
밤하늘의 별들이
밤새 반짝일 수 있음은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손짓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처럼
움직이는 줄 모르는 것일 뿐
방 안 의자에 가만 앉아 있어도
뱅뱅 돌고 돌아다니는 셈이지만
지구 중력 때문에 늘 수평인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