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신의 손

신타나 2026. 5. 23. 04:36

신의 손 / 김신타


기적의 손만이 아니라
피 묻은 손도 신의 손이며
영광스러운 죽음만이 아니라
화형당한 죽음도 신의 죽음이다

산꼭대기 지어진 성이거나
사막 위에 세워진 피라미드거나
기적의 손으로 쌓아 올린 게 아니라
피와 땀으로 얼룩진 손과 손이 쌓았을 뿐

거룩한 손은
상처 없는 손만이 아니라
굳은살 박히고
못이 박힌 손이기도 하다

무소부재한 신은 천국만이 아니라
지옥에도 있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종교에서 그토록 외쳐대는
지옥이라는 게 있다면 말이다

전지전능한 신이 있는 천상에
어떻게 지옥이 있을 수 있을까
다만 지상에서의 삶에 때로는
지옥과도 같은 고통이 있을 뿐

지상에서 만들고 싶은
천국을 이루어내는 손은
기적의 손만이 아니라
못이 박힌 피 묻은 손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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