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외모라는 그림자

신타나 2026. 6. 8. 08:28

외모라는 그림자 / 김신타


우리가 배우고 들었던
과학적 지식의 입장에서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외모란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다가 문득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다음
자궁 속에서 세포분열을 하고
드디어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도

크기와 모양과 빛깔과 질감이
달마다 그리고 해마다 달라지다가
백 년 전후로 질감에 큰 변화가 온다
이후로 화장하거나 매장하는 게
우리가 아는 외모에 대한 진실

우리는 외모로 대상을 기억하지만
외모란 이처럼 무에서 와서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하다가
다시 무(無)로 돌아가는 무이며
외모 안에 있는 몸도 마찬가지다

외모가 보통 백 년을 버티는 것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
외모가 우리 몸·마음의 겉옷이듯
몸·마음이 바로 참나의 겉옷이다

사람들 앞에서는
너와 나를 얘기할 수밖에 없지만
혼자 있는 시간엔
내가 아닌 그림자를 떠올려 보자
참나의 그림자
외모라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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