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아파트 공사 현장과 등산로

신타나몽해 2005. 6. 13. 10:14

 

                 아파트 공사 현장과 등산로

 

  

15층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아주머니가 폐기물을 쓸어 담고 있다.


포대에 담긴 폐 콘크리트, 철근 동가리, 나무토막을
공사장 엘리베이터로 옮겨 바닥에 차곡차곡 쌓는다.
쌓여 가는 높이가 더해질수록 삶의 고단함은 깊이를 더해 간다.

 

아파트 꼭대기 층 바로 앞에 보이는 고갯길
등산로를 겸하고 있어 많은 사람이 오르내리고
뚱뚱해 보이는 아주머니들 나란히 잰걸음을 걷는다.

 

그런 거다
아파트 신축현장 폐기물을 담아 모으는 사람도
폐기물 담은 자루를 무겁게 들어 나르는 사람도
등산로 어렵게 오르내리며 건강을 가꾸는 사람도
모두가 자신들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제 또래의 사람을 보며
    자신의 삶에 우쭐해 하는 사람이다,
    등산로 오르내리는 사람을 보며 누구는 저러고 다니는데
    내 팔자는 왜 이럴까 하고 우울해 하는 사람이다.

 


자란 김석기 2005

'詩-깨달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뜰앞의 잣나무  (0) 2005.09.10
아침의 하늘  (0) 2005.09.09
존재의 기적  (0) 2005.06.09
등 불  (0) 2005.06.06
진리  (0) 200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