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나무 밑에서

신타나몽해 2005. 7. 10. 14:54

      나무 밑에서 비 그치고 난 뒤 가로수 밑에 세워둔 자동차에 손에 든 꾸러미를 싣고 있자니 갑자기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놀라 고개 들어보니 비에 젖어 촉촉하게 빛나는 아스팔트 길 접어든 우산을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들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나뭇가지 등 거리의 풍경은 여전히 잔잔한 모습이다. 이처럼 내가 서 있는 곳에 빗방울이 듣는다 해도 주위를 한번쯤 둘러보는 여유를 삶에서도 갖는다면 나의 삶은 그만큼 더욱 여유로워질 것이다. 내가 서 있는 지금 이곳을 벗어나면 빗방울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나 혼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삶이 비의 흔적을 담은 채 살아가고 있으므로…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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