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유언

신타나몽해 2005. 7. 11. 20:26
    유언 나 죽거들랑 화장을 하여 한 줌의 재마저도 땅에 묻지 말고 강물에 뿌려주오. 다만 내 이름자 새겨진 나무나 돌, 대신 묻어 두고 나를 기억하는 이 있다면 누구든지 찾아와 소풍 온 듯 놀다간다면 좋겠습니다. 살아서도 자유롭고 싶으며 죽어서도 무덤 속에 갇히고 싶지 않은 나는 살아 있을 때에도 마음은 자유로웠지만 일용할 양식 때문에 몸은 자유롭지 못했기에 일용할 양식 염려하지 않아도 될 삶이 끝난 뒤에는 자유로운 몸이 되어 어차피 한없이 날아가지는 못할 터이니 강물 따라 어디론지 끝없이 흘러가고 싶습니다. 나 죽거들랑 곡哭하지도 말고 노래 부르지도 말며 축문祝文을 읽는 대신 내가 쓴 시詩 가운데 하나 그대 마음에 드는 거 골라 읽어주오. 나 죽은 뒤에 일부러 찾아 온 그대 내 가족, 친지, 친구, 이웃 나는 마음 가득 미소 지으리다 그대 읽어 주는 그 목소리 들으며. 자란 김석기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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