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생명 2

신타나몽해 2006. 2. 5. 10:22

 

        생명 2


 

  혼자 먹을  점심상

  차리려고 찜 솥을 열어보니
  죽어서도 꼿꼿하게 앉아
  나를 향한 대게 한 마리
  다행히 눈동자가 죽어 있다

 

  생명이 생명을 낳지만
  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사는 법
  기다란 대나무 다리로
  그도 많은 생명을 먹었을 터
  나도 이제
  그의 생명을 먹고자 한다

 

  언젠가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나도 생명이 먹히는 날
  조용히 나의
  생명을 놓으리라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마음으로 기꺼워하면서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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