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 그곳엔
자란 김석기
눈 내리고 며칠이 지났건만
뒷골목 응달은 아직도 빙판이다
그도 빛을 그리워할 줄 알고
빛 따라 멀리 가고 싶었지만
찬바람 휭휭 부는 뒷골목 길로 태어나
자동차 바퀴에 눌리고 눌린 채
한 세월 보내면서 아직도
검은빛으로 반질반질하다
그의 삶에 한 줌의 빛이 있었더라면
연탄재의 식은 정情이라도 있었더라면
한 맺힌 귀신의 눈은 번뜩이지 않았으리라
지나는 바람에 마구 발길질해대지는 않았으리라
뒷골목엔 이제 연탄재도 없고
그를 감싸줄 모래도 전혀 없다
다만
피하려는 몸짓만이 조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