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 있을지라도
뱃전에서 밤하늘을 쳐다보면
달이 흔들리고 별이 춤춥니다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
일상의 하늘에서도
해는 동쪽에서 떠 서쪽으로 집니다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
어리석은 나는 한참 동안을
해와 달과 별은 왜 가만히 서 있지 못하고
자꾸만 움직이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다른 사람은 왜 저럴까?
왜 저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갈까?
나는 가만히 서 있을지라도
내가 탄 배가 움직이며
내가 서 있는 지구가 돌고 있는 것임은 쉽사리 잊어버린 채,
자란 김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