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도, 부끄럽지 않지도 않은 / 김신타 지금보다 삼사십 년 젊어서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고 무던히도 거듭거듭 생각했으나 이제는 부끄럽지도 부끄럽지 않지도 않은 삶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마음이면서도 또한 보람 있는 삶이고 싶다 무표정한 걸음이지만 만나는 사람을 향해 웃음 띤 얼굴에 흰 구름처럼 떠 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천사의 날개이고 싶다 이제는 젊었을 때처럼 생각 속에서조차 '나와 남'이 있고 내면에서조차 '나와 너'가 있는 나뭇잎처럼 매달린 삶이 되고 싶지 않다 부끄럽지도 않고 부끄럽지 않지도 않지만 죽음과도 같이 나만을 걱정하는 관 속에 갇혀 있는 삶이 되고 싶지 않다 혼자 있을 때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