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여름 울창한 여름 신타 아침 출근길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올여름 들어 처음 듣는 듯한 칠월 내내 울었을 터인데 팔월 초순에야 듣게 되다니 그동안 무엇을 들었던 것일까 자전거 옆을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에 귀가 멀었을까 출근 뒤의 일에 눈이 멀었을까 소리를 못 들은 게 아니라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리라 현재를 살지 못한 때문이리라 귓전에서 처음 맴돈 날 나의 여름이 울창해진다 매미 소리 길게 이어지고 신작 詩 2021.08.05
환절기 환절기 신타 팔월 하순, 여름의 기세는 한 풀 꺾였지만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그래도 사람들은 자꾸만 가을을 이야기한다 가을의 향기를 가불해 쓰고자 한다 불편했던 과거를 애써 지우려 하고 상상의 미래를 일부러 끌어당기려는 행복도, 그렇다고 불행도 아닌 현재를 살면서 현재를 벗어나고자 한다 강물은 흘러가지만 흐르는 강물은 영원하듯 현재라는 순간은 변하지만 변하는 현재는 영원한데 날마다 빛나는 아침 현재를 벗어나 상상의 미래와 과거의 기억에 안개처럼 머물고자 하는 것이다 신작 詩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