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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도, 부끄럽지 않지도 않은

부끄럽지도, 부끄럽지 않지도 않은 / 김신타 지금보다 삼사십 년 젊어서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이라고 무던히도 거듭거듭 생각했으나 이제는 부끄럽지도 부끄럽지 않지도 않은 삶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마음이면서도 또한 보람 있는 삶이고 싶다 무표정한 걸음이지만 만나는 사람을 향해 웃음 띤 얼굴이고 흰 구름처럼 떠 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천사의 날개이고 싶다 이제는 젊었을 때처럼 생각 속에서조차 '나와 남'이 있고 내면에서조차 '나와 너'가 있는 나뭇잎처럼 반짝이는 삶이 되고 싶지 않다 부끄럽지도 않고 부끄럽지 않지도 않지만 죽음과도 같이 나만을 걱정하는 관 속에 갇혀 있는 삶이 되고 싶지 않다 혼자 있을 때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이 ..

詩-깨달음 2024.10.10

주체와 전체

주체와 전체 주체는 오직 하나뿐임을 알라. 그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 唯我獨尊인 것이다. 지상과 천상에서 유일하게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그러한 존재가 바로 신이기에 유대교를 비롯한 많은 유일신 종교가 탄생했다. 힌두교와는 달리 신이 없다는 불교도 마찬가지다. 중생이 곧 부처라고 해서 중생처럼 많은 부처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모든 중생이 하나의 부처로 귀의하는 것일 뿐이다. 불교에서 과거에서부터 많은 부처가 있었다는 사상은 힌두교의 영향으로 보인다. 힌두교에 많은 신이 있는 것처럼 불교에서도 많은 부처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싫어하면서도 닮아 가는 게 우리 인간사(人間史)이다. 전체란 크기가 없다. 따라서 전체에는 시간과 공간이 없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한..

깨달음의 서 2024.10.10